셜록 찬양. Crazy for

  2010년, 두명의 셜록 홈즈가 부활했다. 코난 도일 生 ‘그’의 추종자들에게 짝퉁은 사양일 지도 모르지만, 이건 모방이라기보다는 진짜 부활.


2010, 런던, 스마트폰 쓰는 셜록.

지난 여름, 영국 BBC에서 제작한 1시즌 3부작 <셜록>이 방영됐다. 알 사람은 이미 다 알고, 본 사람은 이미 다 봤겠지만 2010년 런던에서 부활한 현대판 셜록은 스마트폰 쓰는 셜록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든,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든은 제 알바 아니고, 꼭 필요한 정보만 머릿속에 챙겨다닌다는 셜록은 그야말로 스마트폰 홍보대사 표창감. 수많은 범죄수사물 미드와 영화에서 ‘초’과학적 수사를 하는걸 볼때마다, 옛날옛적 셜록홈즈때 비하면 세상 참 좋아졌지 싶었는데. 아아. 강산이 15번즈음 바뀌고 나니(셜록 홈즈는 1854년 생) 범죄도 그만큼 진화하고, 셜록도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사실. 현대 정신의학적 진단 상 반사회적인격장애자(본인 자청)의 경험과 관찰에 기반한 두뇌형 추리물을 지금, 여기에서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짜릿한 일이다. 참고로,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그의 영원한 파트너 왓슨은 블로그하는 왓슨.


1940’, 경성, 김내성의 명탐정 백린.

마찬가지로 여름, 한국 추리문학의 아버지로 지칭되는 김내성의 걸작 시리즈가 새로 묶여 나왔다. 『백사도』와 『연문기담』이 바로 그것. 요즘엔 추리문학이라면 일본이나 미국 작품부터 손이 가기 마련인데, 한국, 그것도 1940년대의 경성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면 어떠하신가. 『백사도』중 번안편이 바로 아서 코난 도일의 <여섯 개의 나폴레옹 흉상>, <붉은 머리 클럽의 비밀>, <얼룩 무늬 끝>을 번안한 것인데, 번안곡도 독자적인 곡으로 사랑받듯 김내성의 번안소설역시 또 다른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게 또 얼마나 짝 소리나게 바꿔치기를 했는지, 저 세 개의 사건이 각각 <히틀러의 비밀>, <백발 연맹>, <심야의 공포>라는 더 자극적인 제목으로 탈바꿈 한걸 보면 작명센스부터 한번 한국적이다. 당연히 한국이니 셜록 홈즈는 국적까지 갈아치우고 경성의 명탐정 백린으로 부활했는데. “아아, 또다시 하품이 나오기 시작한다. 나의 생활은 이 무서운 하품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칠 따름이다. 긴장한 생활! 아아, 긴장한 생활을 나는 희구한다!” 이런 정신머리쯤되면 셜록홈즈가 환생했대도 믿으려나.

덧1) <셜록>의 셜록,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적역이다. 반은 갔고, 반은 번뜩이는 그의 눈빛.

덧2) <셜록>을 셜록홈즈와 비교분석한 영드갤의 타조님 해석판에 감사한 마음을.

덧3) 김내성의 『백사도』와 『연문기담』은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그의 문학적 재능이 돋보이는 것은 『백사도』의 괴기편인데, 괴기스러운 경성에 광기 넘치는 이야기가 웬만한 니코틴패치보다 흥분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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